간증

8월 7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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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 종철

이틀 전에 치과에 갔었다.
신경치료를 해야 한다는 의사의 말대로 한 달 전에 예약을 해 놓은 것이다.
5일 동안 항생제를 미리 복용해 두라는 처방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치료가 시작되어 의사 선생님이 지시하는 머리와 목의 각도를 유지하며
10분 정도 의자에 앉아있게 되자 손가락과 팔의 감각이 둔해지고 어께와 등에 엄청난 통증이 왔다.
근래에 악화된 목disc 때문이다.
두 차례나 휴식을 가지면서 의사나 나나 최선을 다해 보았으나
한 시간 반이 걸린 다는 치료를 중단할 수밖에는  없었다.
치아의 뿌리가 노출된 것은 접착제 같은 것으로 덮어놓고 일단 끝을 낼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통증 때문에 생활 속에서 희생시킨 부분이 여럿인데 이제는 Disc가 좋아지기 전에는
치과치료도 받기가 불가능해 진 것이다.

이제 양의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수술 밖에는 없기에 전에 한참 다니면서 효과를 보았던 한의원에 예약을 해 놓고
다음 날은 새벽 6시에 수술이 schedule이 되어 5시경에 집을 나섰다.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누워있는 일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다.
지난 3년 동안의 삶은 통증 속에서 일하고 돌아와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서 지내온 셈인데
그나마 상황이 더 악화되고 만 것이다.

오늘은 토요일, 실로 오랜만에 한국가곡을 듣게 되었다.
옛 동산, 가고파, 어머니의 마음...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지고 목이 메어온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연약해 지나보다...
점심 준비되었다는 아내의 말에도 눈물만 삼키며 누워있었다.

그렇지만 오늘은 약속이 있는 날이다.
한 중독자의 아내를 만나러 가는 날이다.
며칠 전 걸려왔던 그 분의 전화 목소리 뒤에서 들려오던 어린 자녀들의 소리가 아직도 내 귀에 쟁쟁하다.

CD 몇 장과  pamphlet 을 챙겨 넣고 집을 나서며
나는 내안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듣는다.


주님 저 이대로는 포기할 수 없어요.

                                             
Aug. 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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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8-19 16:39답변

파도치는 바다 위를 기적 같이 걸어 가는 일보다

매일매일 마른 땅을 저벅저벅 걸어 가는 일이 몇 배 더 힘든일인걸 어느 글에선가 본 일이 있다.

예전에 엄마가 곡조도 안 맞는 소리로 부르시던 찬송가가 생각난다.

아골골짝 빈들에도 복음 들고 가오리다.
소돔같은 거리에도 사랑안고 찾아가서
종의 몸에 지닌 것도 아낌없이 드리리다.
종의 몸에 지닌 것도 아낌없이 드리리다.

아낌없이, 빛도 없이,
어쩌면 훗날 단 한명도 당신을 기억하지 못할 이름도 없이 수고하시는 장로님, 권사님.
그래도 칠흙같은 밤하늘에서 외로운 별하나가 당신네들을 내려다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보고싶고, 마음 아프고, 울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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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10-08-20 00:53답변

어디에선가"찬양은 곡조가 있는 기도"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갑자기 생각난다.

새벽이 간절하게 기다려진다.

머리 조아리며 애가타게 불러보고싶다....기도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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