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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아내: 홍 종철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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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 1월 Pescadores 지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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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아내의 얼굴보기가 무척 힘들어졌다. 내가 어쩌다 집에서 쉬는 날은 같이 있게 되려니 하고
기대를 해보지만 소용이 없다. 나의 부여잡는(?) 손을 뿌리치며 또 외출이다.
무슨 좋은 일이 있는 모양인지 표정은 사뭇 밝기만하다.

이것은 아마도 렉터로 지명을 받게 되면 누구나 격어야 하는 렉터 신드롬인가보다.
몇몇이 모여 다운 타운등 온갖 곳을 다니며 이것저것을 사들여오는데 가지 수가 많기도 하다.
모두 팔랑카로 쓸 것인 모양이다. 너무나도 만족해하는 얼굴로 평소가격의 반도 안 되는 값으로
사게 된 무용담(?)을 늘어놓는 아내의 행복한 얼글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지난날들의 아픔이 되살아오는 것은 어쩐 일인가?

우리 부부는 결혼 24년째로 접어든다. 그 절반은 주님을 모르고 살아올 뿐만 아니라
오만과 아집, 잘못된 생각과 행동으로 가득 차 있던 나로서는 내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람들,
특히 아내의 삶까지도 고통으로 몰아넣고 말았다. 나는 그때 아내가 흘리던 눈물을 기억한다.
남편인 나를 위하고 섬길 때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 아내의 정해진 인생이라고
일방적으로 몰아 부친 어처구니없는 논리의 결과였다. 꼭 12년 전 주님은 우리를 거의 동시에
구원해 주시고 치유의 계획을 하나하나 진행하셨고 우리는 거기에 순종하며 살았다.
각자의 상처가 치유되어감으로 관계가 조금씩 편안해 지면서 우리 부부 사이가
사랑하고 이해하는 관계로 발전해 가는데 수년이 걸렸다.

두 달쯤 전인 것 같다. 아내가 자신이 렉터로 섬기게 될 84기에 누가 Chief of Auxiliary를 맡게 되었느냐
고 물어왔다. 아직 모르겠다고 하니 남편인 나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었다.
이미 여러 차례 해오던 일이었지만 나는 좀 난처해졌다. 생각해보니 GTD가 80여기를 지나는 동안
부부가 Rector와 COA로 함께 봉사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또 남들 보기에도 쑥스러울 것 같아 다른 사람을 찾아보라고 했더니
“싫어요.” 하며 나를 쳐다보는 것이었다. 그런 표정은 지난 24년간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것이었다.

나는 학생 때 나의 아내가 될 사람에 대해 막연히 생각해 본적이 있었다.

첫째, 운동을 잘하는 사람으로 멀리서 과일을 던져주어도 가볍게 받아낼 수 있어야한다.

둘째, 아양도 좀 떨 줄 알고 가끔은 앙탈도 부릴 줄 알아야 신선미가 계속될 것이라는
별로 신통치 않은 내용들이었다. 어째든 아내는 위의 내용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이었고
세월이 지난다고 변할 수 있는 내용의 것도 아니기에 전혀 생각 밖에 두고 있던 것들이었다.
그런데 처음으로 그 묘한 표정을 본 것이다. 아양도 아니고 앙탈도 아닌......
하나님은 참으로 유모어가 있는 분인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84기에 Chief of Auxiliary가 되었다.
그리고 처음 이일을 맡았을 때의 마음가짐이 되어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새삼 Auxiliary라는 말의 뜻이 나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보조’라는 뜻이다.
나는 목사님, 캔디데이트, 그리고 모든 팀 멤버들을 위해 일하는 보조자다.
그중에서도 내가 사랑하는 아내, 그동안 나 때문에 고생 많았던 아내, 나를 보조하느라 24년을 보내온
아내에 대한 감사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지만 오래전부터 계획된 하나님의 예정하심 속에서
나는 렉터인 아내 홍연 집사의 보조자가 되었다.

훼밀리 룸에 앉아 84기 팀 멤버 조직을 연구하다가 저 만큼 앉아 일에 열중하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바라본다. 팔랑카로 사용할 불란서 여인들이 쓰고 다닐 것같이 생긴 모자들을
만들고 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도 행복해 보인다. 그리고 사랑스럽다.

주님 84기를 축복해주세요.

우리 아내가 렉터의 직분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리고 감사합니다, 주님, 모든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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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철 09-09-17 22:44

어제가 우리 결혼 34 주년 이었으니까 벌써 10년이 흘렀네요 - -

화살 같은 세월, 우리 그동안 뭐하면서 지냈지요 ?

집사는 권사가 되어있고 재빠르던 몸은 여기저기 고장이 나는데

가야할 길은 아직도 아득합니다.

우리 힘 냅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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