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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1년 10월 7일 <길갈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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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로 재활시설 운영 "길갈미션" 홍종철 회장[LA중앙일보]

잘 나가던 의사에서 알코올 중독자 전락

서울대 의대 뉴욕병원 인턴 UCLA 대학병원 레지던트까지 마친 그였다.
마취과 의사로 소위 '잘나가는 40대'였다. 그러나 술은 그의 모든 것을 송두리째 뺏아갔다.

'길갈미션'의 홍종철(65) 회장. 홍 회장은 중독자였다. 알코올 마약 도박까지 안 좋은 건 다했다.
그냥 중독이 아니었다. 지독했다. 자살까지 생각했다.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술에 취해 커머스 카지노에 앉아있더군요. 집으로 돌아와 죽으려고 총을 찾았지만
아내가 치워둔 후였습니다. 죽지도 못하는 무기력한 상태에서 인생의 바닥을 경험했습니다."

5년만에 다시 도진 뒤 자살까지 생각했지만

홍 회장이 자살까지 생각한 것은 자신은 '중독'에서 절대 빠져나올 수 없다고 체념했기 때문이다.
홍 회장은 재활센터에 다녀온 후 금주에 성공했었다. 그 후 5년 동안 술은 입에 대지도 않았다.
성공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어느새 다시 술을 마시게 됐고 더 무서운 중독에 빠져들었다.

"술과 마약으로 앉아 있지도 못할 만큼 건강이 악화됐었죠. 그 상태에서도 누워서 포도주라도 마셨습니다.
이런 저를 지켜보고 아파했을 가족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무너집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를 고백하는 홍 회장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맺혔다.

이후 20여 년 동안 술은 입에도 대지 않고 '중독'의 늪에서 빠져 나왔지만 아직 그 아픔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술을 끊기로 결심했죠. 신앙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한인 중독자들을 위한 알코올 중독자 모임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홍 회장은 회복에 성공하려면 반드시 다른 중독자를 도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재활센터에서 강조했던 부분이다. 그러나 자신은 예외라고 생각했다.
영어가 부족해 남을 도울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시 중독의 늪에서 빠져 나와야겠다는 생각을 한 후에 자신에게 이 부분이 빠져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한인 중독자들을 돕기로 했다.

신앙의 힘으로 술 끊고 한인 중독자 모임 꾸려

"아무도 오지 않아도 6개월 동안 혼자서라도 모임을 이끌어 가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놀랍게도 첫날 한인중독자 두 명이 모임에 왔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모임이 이제는 많이 활성화됐습니다."

홍 회장은 중독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한인들을 위한 재활시설을 사비를 털어 만들었다.

'감사의 집(House of Thanksgiving)'이 바로 그곳이다. 회복의 시작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감사의 집에 모인 사람들은 철저히 자신을 부수고 중독을 이기기 위해 싸운다.

〔〈【 시설에 들어가려면 홍 회장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진심으로 중독을 이기려는 의지가 입주 조건이다.

홍 회장은 바쁘다. 은퇴할 나이지만 아직 현직 의사다. 중독자들을 도우려면 돈이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중독자들을 돕는데 시간과 마음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

 홍 회장에게 회복에 성공했는데 왜 굳이 중독자들을 위해 일하는지 물었다.
그는 "중독은 '영적인 병'"이라며
"한번 중독에 빠졌던 사람들은 언제라도 다시 중독될 수 있고 자신도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중독자들을 도우면 중독의 늪은 점점 멀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것이 자신이 한인 중독자들을 위해 일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부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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